2025 Mar. 전영근

전시 기간: 2025.3.5 ~ 3.26

3월 전영근 초대전_웹_특성이미지

 

“여행, 참 좋다”

 – 전영근 초대전

 

[여는 글]

여행, 그 감각의 재현

‘여행’. 입 안에 머금는 순간 이렇게 은근한 설렘을 주는 단어가 또 있을까.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맥락 속에 나를 놓아두는 일은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인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여행을 떠나기에 더 좋은 때도, 덜 좋은 때도 없겠지만, 추위가 물러나고 만물이 깨어나는 봄이면 유독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 이렇게 마음이 일렁이는 계절을 맞아 2448아트스페이스는 전영근 초대전 “여행 참 좋다”로 2025년 3월의 문을 연다.

오랜 시간 여행을 소재로 작업해온 전영근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풍경과 그 속을 달리는 한 대의 자동차다. 시야를 시원하게 틔우는 푸른 숲길, 잔잔한 저수지, 끝없는 해변, 산등성이를 따라 흐르는 길. 화면을 채우는 이 풍경들은 그 자체로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그 안에서 쉼 없이 길을 따라 나아가는 자동차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행선지가 어디든, 중요한 것은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인 듯, 작품 속 자동차는 끝없이 길 위를 달린다. 관람자는 화면 속 풍경을 한 번, 그 안의 자동차를 또 한 번, 그리고 풍경과 자동차를 함께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설렘과 기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같은 여행의 정수를 경험한다. 작가는 이처럼 ‘자동차’와 ‘풍경’이라는 두 요소를 조합하여 ‘여행의 감각’ 그 자체를 포착해낸다.

김노암이 주지했듯, 전영근의 자동차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여행의 동반자로 함께 해온 말, 노새, 낙타처럼 숨 쉬는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현대 기술의 산물이라기보다 몸의 연장선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자동차에 몸을 싣고 마치 실제 여행을 떠나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며, 화면 속 풍경 속에서 1인칭 여행자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기차나 비행기처럼 정해진 노선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과 달리, 자동차 여행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어느 길로 갈 것인지, 어디서 머물고 어디에서 다시 출발할 것인지, 모든 결정이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단출한 짐만 꾸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미지의 장소를 누비는 전영근의 자동차는 순례자의 단순함과 탐험가의 자유로움과 독립성을 상징한다.

한편, 전영근이 그려내는 풍경 역시 여행의 감각을 고스란히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 속 풍경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코스모스와 들꽃이 핀 들판, 노랗게 익은 벼가 드리운 시골길,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는 우리의 기억 속 어딘가 자리할 법한 정경들이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선명한 색감과 두터운 마티에르를 통해 이 풍경들은 현실보다 더 강렬하고 감각적으로 풍부한 장면이 된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낯선 것을 친숙하게 변주해내는 작가의 필치는 여행의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렇듯 전영근의 작품은 여행의 공간(풍경)과 그 공간들을 통과하는 주체(자동차)라는 두 축을 통해 여행의 본질을 일깨운다. 화면 속 자동차에 몸을 싣는 순간, 우리는 관람자가 아닌 여행자가 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자유로움과 즐거움, 설렘과 같은 ‘여행의 감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박지현 (갤러리스트, 2448아트스페이스)

 

 

[전시 정보]

2025년 3월 5일(Wed) ~ 3월 26일(Wed)

2448아트스페이스 II관 (강남구 양재천로 181)

화-토 11am – 5pm (일 월 휴무)

02.554.6106

 

전영근, 봄산을 오르다, 91x72.7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봄산을 오르다, 91×72.7cm, oil on canvas, 2025

 

봄이 오는 소리-벚꽃, 80.3x116.8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봄이 오는 소리-벚꽃, 80.3×116.8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섬, 130.3x162.2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섬, 130.3×162.2cm, oil on canvas, 2025

 

산을 오르다, 91x72.7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산을 오르다, 91×72.7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황금풍경, 60.6x72.7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황금풍경, 60.6×72.7cm, oil on canvas, 2025

전영근

전영근  Jun Young-Geun

 

 나는 여행길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싶다 일탈을 꿈꾸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욕망과 목표에 쫓기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여유와 행복 그리고 희망을 느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던져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 길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기를 바라며.... 나는 삶이 반영되는 따뜻하고 소박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따라서, 요란하지도 않고 특별할 것도 없는 나의 주변에 말없이 존재하는 사물들을 그린다. 일상에서 보이는 사물들은 살아 숨쉬며 시간에 체취를 지니고 있고,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것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삶의 이야기를 조용하고 가식 없이 전해준다. 붓 끝에 감정과 삶을 뭍혀 집짓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작업노트>
나는 여행길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싶다
일탈을 꿈꾸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욕망과 목표에 쫓기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여유와 행복 그리고 희망을 느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던져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 길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기를 바라며….
나는 삶이 반영되는 따뜻하고 소박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따라서, 요란하지도 않고 특별할 것도 없는 나의 주변에 말없이 존재하는 사물들을 그린다.
일상에서 보이는 사물들은 살아 숨쉬며 시간에 체취를 지니고 있고,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것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삶의 이야기를 조용하고 가식 없이 전해준다.
붓 끝에 감정과 삶을 뭍혀 집짓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강릉원주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5 여행,참 좋다 (2448ARTSPACE,서울)

2024 전영근 초대전(갤러리아트리에,광주,경기도) / 시속35km (아트필드갤러리,서울)

2023 여행,참 좋다 (2448문파인아츠,서울) / 봄으로 가는길 (현대백화점무역점,서울)

2022 “숲” 전 (갤러리진선,서울) / Still Life (갤러리 뮤트,수원) / 사계 (아트필드갤러리,서울) / 계절묘행 (프린트베이커리한남점,서울)

2021 ‘Let’s go’ (2448문파인아츠,서울)

2020 희망으로 가는길 (갤러리조이,부산) / 정물展 (갤러리진선,서울)

2019 전영근 초대전( 2448문파인아츠, 서울) /바다부채길여행(갤러리 봄아,강릉)

2012 여행Ⅲ (갤러리진선, 서울)

2011 행복한 여행 (청화랑, 서울)

2010 여행 Ⅱ (갤러리진선,서울)

2009 KCAF IX (예술의전당, 서울) / 아주 특별한 여행(청화랑, 서울)

2008 전영근展 (노암갤러리, 서울) / 여행 (갤러리진선, 서울)

2007 갤러리진선윈도우전 ‘이야기가 있는 정물’ (갤러리진선, 서울)

2005 2회개인전 (송은갤러리,서울)

2003 1회 개인전 (인사갤러리, 서울)

 

섬 80.3x116.8cm oil on canvas 2019

섬 80.3×116.8cm oil on canvas 2019

 

섬 91x72.7cm oil on canvas 2019

섬 91×72.7cm oil on canvas 2019

 

물들다 31.8x40.9cm oil on canvas 2019

물들다 31.8×40.9cm oil on canvas 2019

 

벗꽃 60.6x72.7cm F20 oil on canvas 2017

벗꽃 60.6×72.7cm F20 oil on canvas 2017

 

 

여행-황금들녁 25x34cm oil on canvas 2012

여행-황금들녁 25x34cm oil on canvas 2012

 

여행-눈 45.5x53cm oil on canvas 2012

여행-눈 45.5x53cm oil on canvas 2012

 

언덕 24.5x216.5x2cm 호두나무와소나무에채색 2016

언덕 24.5×216.5x2cm 호두나무와소나무에채색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