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May. 김호진

전시 기간: 2025.5.3 ~ 5.17

5월 김호진 초대전_웹_특성이미지-02

 

김호진 초대전

쉼, 꿈

In Rest, a Dream

 

[전시 서문]

쉼과 꿈이 머무는 정원

– 김호진의 <쉼, 꿈> 展

 

5월은 깊어지는 봄이 여름으로 흘러 들어가는 계절입니다. 이 즈음, 양재천을 걷다 보면 싱그러운 여린 빛과 짙어가는 녹음이 공존하는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초록이 온갖 명도와 채도로 빛나는 이 계절에 2448아트스페이스 II관에서는 김호진 작가의 개인전 <쉼, 꿈 In Rest, a Dream>이 열립니다.

뉴욕에서 순수미술과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한 김호진 작가는 회화 작업과 함께 SGJ(Society of Golden J.)라는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들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짙은 서정성이 돋보이는 그의 화폭은 마치 꿈결 속 한 장면처럼 아련하면서도 그리운 느낌을 줍니다. 꽃과 나무, 때로는 동물로 때로는 사람으로 그려진 벗들, 연인, 달빛, 정원 등은 작가가 즐겨 그리는 테마입니다.

쉼- 꿈-. 이번 전시의 제목을 이루는 두 단어를 연이어 발음하면 ‘ㅁ’ 받침으로 마무리 부분마다 입술이 가볍게 다물리며 부드러운 포즈(pause)가 만들어집니다. 바로 그 순간 여러분들의 입가에 잠시 머무는 (미소를 머금은) ‘멈춤’처럼, 김호진 작가의 작품들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쉼과 꿈의 순간을 환기합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새벽빛을 받으며 호젓하게 걷고, 달빛 아래 조용히 입맞추거나, 숲 속 깊은 곳에 숨어 단잠을 청합니다. 스스로에게 쉼을 허락할 때, 비로소 꿈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돌아가고 싶은 행복한 기억인 동시에,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소망이기도 한 꿈을 떠올리며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렇게 여유와 쉼의 틈새로부터 꿈이 얼굴을 내밀고, 그 꿈은 다시 삶을 이끕니다.

전시는 짙은 녹색과 옅은 녹색, 두 가지 주요 컬러 테마로 구성되었습니다. 짙은 녹색의 작품들은 아주 깊은 숲속, 나만이 아는 비밀스럽고 사적인 장소를 그려냅니다. 무성하게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하늘, 그 아래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인물들. 한편, 옅은 녹색의 작품들은 한층 자유롭고 밝은 이상향의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무지개와 가벼운 구름, 햇살이 공존하는 하늘, 어린아이처럼 헤엄치고 뛰어노는 사람들 사이에는 환희가 넘실거립니다. 몽환적이면서도 아련한 색채, 화폭 속의 디테일들과 서사는 누구나 기억 깊은 곳에 품고 있는 행복의 순간을 건드립니다. 동시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이상향을 향한 어렴풋한 동경 역시 떠올리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엄마의 뜰>, <아빠의 정원>과 같이 작가의 자전적 기억과 정서가 깊이 밴 작품 역시 눈에 띕니다. 작가는 “들꽃을 닮은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평생 지키고 사랑한 강인한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 <벗과 함께>, <따스했던, 산책>, <여름으로 가는 길>과 같은 작품들 역시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따뜻한 동행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김호진 작가는 꿈이 비록 현실의 반대편에 있다할지라도, 그곳에 가득할 좋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믿음이 우리에게 설렘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한발짝 떨어져 멈출 때, 즉 쉬고 있을 때 비로소 꿈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쉼, 꿈>이 여러분의 쉼을 위한 고요한 정원이자, 꿈을 통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박지현

(갤러리스트, 2448아트스페이스)

[작가 노트]

쉼, 꿈

깊은 밤, 의지와 상관 없이 만나는 꿈의 세계는 때로 미래에 대해 소망까지 품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꿈을 꾸며 살아 가고 있을까. 기억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나는 매일 밤 잠들면 빠짐 없이 꿈을 꾼다. 꿈은 예측 할 수 없는 장르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 가끔 무료함이 느껴지는 밤이면, ‘꿈이나 꿔야겠다.’ 하며 잠을 청할 때도 있다. 생생한 꿈은 낮과 또 다른 하루 같기도 하다. 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나지막한 들판 위를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어딘지 알 수 없는 아름다운 강가를 따라 긴 산책을 하기도 한다. 꿈의 순간들은 현실의 잔상으로 남아 낮의 일상으로 스며든다.

어린 시절, 미래를 향한 최초의 꿈은 발레리나였다. 우아한 발레 복을 입고 음률에 맞춰 손가락 끝까지 담아내는 감정의 몸짓이 매혹적이라 생각했다. 이후 ‘장래 희망’ 칸은 수없이 바뀌었지만 성공 여부와 상관 없이 그 모든 꿈의 시간들은 나를 조금씩 성장시켰다. 이제는 더이상 무모한 꿈을 꾸는 나이는 아니지만 ‘꿈’이란 단어가 주는 설렘은 여전하다. 그 설렘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라기보다 설사 꿈의 세계가 현실의 반대편이라 할지라도, 그 곳에 가득할 ‘좋은 것들에 대한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에서 깊게 숨쉬는 것, 황홀히 피어난 꽃들을 마주하는 것, 그리고 청춘의 길목을 다시 걷는 듯한 낯익은 여운을 느끼는 것 등은 이유 없이 즐거운 것들이다. 그 소소한 마음의 흔적은 그림으로 기록된다.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 옮겨 심어진 작은 나무 한 그루가 하루 종일 접하는 자연의 전부라 하여도 그림 속 세상은 녹음으로 가득하며, 정신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할지라도 그림 속 일상에는 여유로움이 머문다. 이것이 ‘쉼, 꿈’이 내게 전하는 의미이며, 나와 그림이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김호진

김호진, 나의 작은 정원, 캔버스에 아크릴, 53x45.5cm, 2025

김호진, 나의 작은 정원,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5

김호진, 새벽 산책, 캔버스에 아크릴, 72.7x60.6cm, 2025

김호진, 새벽 산책,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5

김호진, 벗과 함께, 캔버스에 아크릴, 90.9x72.7cm, 2025

김호진, 벗과 함께, 캔버스에 아크릴, 90.9×72.7cm, 2025

김호진, 좋은 밤, 캔버스에 아크릴, 53x45.5cm, 2024

김호진, 좋은 밤,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4

김호진, 여름 방학, 캔버스에 아크릴, 53x45.5cm, 2024

김호진, 여름 방학,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4

김호진, 안식 01, 캔버스에 아크릴, 100x65.1cm, 2024

김호진, 안식 01, 캔버스에 아크릴, 100×65.1cm, 2024

김호진, 소녀의 꿈01,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2025

김호진, 소녀의 꿈01,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2025

김호진, 아빠의 정원,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2025

김호진, 아빠의 정원,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2025

김호진, 봄이 시작되던, 캔버스에 아크릴, 53x33.4cm(10M), 2025

김호진, 봄이 시작되던, 캔버스에 아크릴, 53×33.4cm(10M), 2025

김호진, 돌아가는 길, 캔버스에 아크릴, 53x33.4cm, 2025

김호진, 돌아가는 길, 캔버스에 아크릴, 53×33.4cm, 2025

김호진, 쉼, 꿈 01, 캔버스에 아크릴, 97x97cm, 2025

김호진, 쉼, 꿈 01, 캔버스에 아크릴, 97x97cm, 2025

김호진, 쉼, 꿈 02, 캔버스에 아크릴, 97x97cm, 2025

김호진, 쉼, 꿈 02, 캔버스에 아크릴, 97x97cm, 2025

김호진, 수확, 캔버스에 아크릴, 53x45.5cm, 2025

김호진, 수확,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5

김호진, 꽃, 아래, 캔버스에 아크릴, 53x45.5cm, 2025

김호진, 꽃, 아래,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5

[관람 정보]

2025.05.03 (토) ~ 2025.05.17(토)

2448아트스페이스 II관 (강남구 양재천로 181)

Tue – Sun  11am – 6pm

(월 휴무)

김호진

김호진

Kim Ho Jin

b.1977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뉴욕 School of Visual Arts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며 BFA를,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주얼리디자인 전공으로 AAS를 취득했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깃든 서정적인 풍경을 회화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하는 한편, 주얼리 브랜드 SGJ를 운영하며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쉼, 꿈’, ‘이상적인 원피스’, ‘Midsummer Breeze’ 등 총 7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Chicago Tribune, New York Magazine, Crown Publishing과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는 등 시각예술 전반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2009 뉴욕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주얼리디자인 학과 졸업, AAS

2003 뉴욕 School of Visual Arts 순수미술 학과 졸업, BFA

 

개인전

2022 ‘이상적인 원피스 李箱적인 ONE PIECE’ 이상의 집, 서울

2022 ‘Midsummer Breeze’ 호텔 프린스, 서울

2021 ‘사랑하는,’ 갤러리두인, 서울

2020 ‘빛나던’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서울

2019 ‘모두의, 모든 계절’ 갤러리두인, 서울

2015 ‘Somewhere in Time’ 진화랑, 서울

 

단체전

2023 ‘가을, 숲으로 오다’ 2448 아트스페이스 II관, 서울

2023 ‘표표소요’ 에브리아트, 서울

2020 ‘Full of Stars’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서울

2019 ‘Full of Stars’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서울

2016 ‘mode & moments’ 문화역서울 284, 서울

2015 ‘봄을 봄.’ 지라운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