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김민우

전시 기간: 2025.5.21 ~ 6.4

5월 김민우 초대전_웹_특성이미지-02

Le Paysage de Cézanne  세잔의 풍경

김민우 초대전

 

전시 서문

덩어리의 진화, 생성되는 풍경

: 김민우 초대전 <Le Paysage de Cezanne 세잔의 풍경>

박지현 (갤러리스트)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시네요!”

5월 두 번째 전시 <세잔의 풍경 Le Paysage de  Cézanne>을 소개하며, 2448아트스페이스를 자주 찾는 관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반응이다. 구상 작품의 비중이 추상보다 높은 기존 갤러리 프로그램을 염두에 둔 말일 것이다. 하지만 김민우의 작품세계를 구상과 추상의 이분법으로 나누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마치, 몬드리안이 자연의 외형이 아니라 우주의 보편적 질서를 화폭에 담기 위해, 형태를 단순화하면서 구상으로부터 추상을 향해 나아갔듯, 김민우의 작업 역시 추상의 형식을 띠고는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조형적 실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민우의 작업 중심에는 바로 ‘상이한 유사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는 자연 속 사물들이 서로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벨기에의 낮게 드리운 하늘과 부유하는 구름들을 관찰하며, 각각의 구름이 다르면서도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이처럼 작가는 서로 다르지만 유사하고, 느슨하게 유사성을 공유하면서도 고유성을 지닌 존재들로 가득한 세계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덩어리’라는 조형적 단위를 고안하게 된다.

나비, 염색체, 혹은 색채의 응집처럼 보이는 이 ‘덩어리’들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른 진동, 밀도, 리듬을 지니며 화면 위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주로 생동감 있는 원색으로 표현된 이 덩어리들과는 대조적으로, 그들이 존재하는 배경은 옅은 회색이나 아이보리 톤으로 처리된다. 배경 위에 어른거리는 너울과 잔광은 덩어리들 사이의 운동감, 간극, 속도, 충돌, 에너지 교환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렇게 ‘덩어리’라는 개념은 김민우의 세계관을 시각화하는 핵심 형식이 되었고, 이는 곧 “나르키서스”와 “랜드스케이프” 연작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김민우가 최근 집중해온 세잔 회화에 대한 연구의 결과물들이 본격 소개된다. 작가는 특히 세잔의 작품 세계를 철학적으로 해석한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통찰에 깊이 공감하며, “나는 지금 여기에 있으며 대상을 이렇게 보고 있다”는 지각의 행위를 회화에 담아내고자 한다. 흥미로운 점은 세잔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생트 빅투아르 산’ 연작이나 후기 정물화 대신, 비교적 덜 조명된 ‘사랑의 싸움(La lutte d’amour)’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김민우는 이 낭만주의적 격정과 상징주의적 주제의식, 고전적인 구도가 조합된 세잔의 초기작을 재해석하며 그 안에 담긴 운동성과 감정, 시간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그 결과 탄생한 그의 최신작들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덩어리’들이 눈에 띈다. 기존 작품 속 덩어리들이 비교적 뚜렷한 윤곽과 고정된 형상을 유지했다면, 이번 연작에서는 그것들이 흐려지고 분해되며 겹겹이 중첩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마치 세잔이 그림의 대상(풍경과 정물)을 다양한 시점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며, 그 모든 순간을 화면 위에 축적시켜 나타내듯, 김민우 역시 중첩된 덩어리들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것들의 움직임, 변화하는 감정의 결을 가시화한다. 격렬하게 진동하고 생성되는 덩어리들을 통해 우리는 불완전하고 고정되지 않은 세계, 그리고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으로서의 회화를 인식하게 된다.

 

김민우의 경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과학고등학교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촉망받는 공학도로서의 길을 뒤로 하고, 전혀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예술가로서의 여정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익숙하고 안정된 길을 벗어나 예술이라는 불확실한 영역에 과감히 뛰어든 그의 선택은 많은 놀라움을 준다. 그러나 ‘상이한 유사성’이라는 이론적 바탕으로부터 출발해 ‘덩어리’라는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하고, 최근에는 세잔 연구를 통해 ‘생성되는 회화’라는 개념으로 나아가는 그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 선택이 내면에서 오래도록 준비된 열정과 간절함으로부터 비롯한 필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노트

2018년 이후, 나는 ‘상이한 유사성’을 가지는 덩어리(Deongeori) 개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동안 덩어리(Deongeori)와 나르키서스(Narcissus)를 통해 색이 진동하며 전달 하는 감정의 에너지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전시는 Le Paysage de Cézanne — 세잔의 풍경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덩어리 개념의 발견 이후 혹은 그 이전부터 작가로서 꾸준히 바라본 세계관—특히 ‘지금 여기서 바라보는 그대로의 현재’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세잔의 영향을 다루고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덩어리들 사이의 ‘밀고 당기는 힘’, 그리고 ‘풍경’ 개념이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한 나르키서스(Narcissus)부터 랜드스케이프(Landscape)에 이르기까지, 그레이와 제한된 컬러를 통한 감각의 응축과 진동을 보여준다. 또한, 2022년 후반부터 적극적으로 시작된 ‘윤곽’에 대한 고민이 이번 세잔 시리즈로 이어지며, ‘생성되어 가는 덩어리’ 혹은 ‘생겨난 색’에 대한 탐구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에는 약 30여 점의 페인팅뿐 아니라, 작가가 세잔과 덩어리 연구를 위해 기록해온 수백 장의 드로잉과 작가 노트 일부도 함께 공개한다.

 

전시 출품작

[Narcissus]

Narcissus_n2021B003, 80.3x100cm, oil on canvas, 2022

Narcissus_n2021B003, 80.3x100cm, oil on canvas, 2022

Narcissus_n2021D0025, 97x130.3cm, Oil on canvas, 2022

Narcissus_n2021D0025, 97×130.3cm, Oil on canvas, 2022

Narcissus_n2022D2028, 97x130.3cm, oil on canvas, 2022

Narcissus_n2022D2028, 97×130.3cm, oil on canvas, 2022

 

[Landscape series]

 The waves are here 파도가 여기에 있다, 100x120cm, acrylic on canvas, 2022

The waves are here 파도가 여기에 있다, 100x120cm, acrylic on canvas, 2022

A beautiful, cozy, serene scenery 아름답고, 따뜻하고, 고요한 풍경, 100x120cm, acrylic on canvas, 2022

A beautiful, cozy, serene scenery 아름답고, 따뜻하고, 고요한 풍경, 100x120cm, acrylic on canvas, 2022

 Tranquil but turbulent 잔잔하고 요동치는, 100x120xm, acrylic on canvas, 2022

Tranquil but turbulent 잔잔하고 요동치는, 100x120cm, acrylic on canvas, 2022

 

[Le Paysage de Cézanne]

Le Paysage de Cezanne II 세잔의 풍경 II, 90.5x72.1cm, Acylic on canvas, 2024

Le Paysage de Cezanne II 세잔의 풍경 II, 90.5×72.1cm, Acylic on canvas, 2024

La Lutte d_Amour I 사랑의 싸움 I, 97x130.3, Oil on canvas, 2024

La Lutte d_Amour I 사랑의 싸움 I, 97×130.3, Oil on canvas, 2024

La Lutte d_Amour II 사랑의 싸움 II, 97x130.3cm, oil on canvas, 2024

La Lutte d_Amour II 사랑의 싸움 II, 97×130.3cm, oil on canvas, 2024

 

Drawing for La Lutte d'Amour of Cézanne I, 29.7 x 21cm, Color Pencil on Paper

Drawing for La Lutte d’Amour of Cézanne I, 29.7 x 21cm, Color Pencil on Paper

Study on Study on La Lutte d'Amour of Cézanne-Gravity and Balance, 21x29.7cm, Graphite on Paper

Study on Study on La Lutte d’Amour of Cézanne-Gravity and Balance, 21×29.7cm, Graphite on Paper

Study on La Lutte d'Amour I and II - Fierce Struggle or Emerging Nature, 21x29.7cm, Color Pencil on paper

Study on La Lutte d’Amour I and II – Fierce Struggle or Emerging Nature, 21×29.7cm, Color Pencil on paper

김민우

김민우 Woo Kim

b.1982

김민우 프로필_작업실_02

김민우는 자연을 추상적으로 재해석한 ‘덩어리’ 패턴을 통해 감정과 에너지가 흐르는 유기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예술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과학과 예술을 넘나드는 독자적인 시각을 발전시켰다. 현재 브뤼셀을 거점으로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그는 회화, 설치, 영상 등으로 작업의 영역을 확장하며 개체와 전체, 감각과 감정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Instagram @wookim_studio
Website: https://wookim.org

 

 

1999   경기과학고등학교 졸업
2005   카이스트 전산학과 학부 졸업
2007   ParisTech Ecole des Ponts 환경공학과 석사 졸업
2010   파리 아카데미 그랑 쇼미에르 (인체 소묘)
2013   헨느 보자르 미술 대학교 조형예술학 D.N.A.P 졸업
2016   브뤼셀 왕립 미술학교 회화과 석사 졸업

 

레지던시
2025.4~.5 광주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개인전
2024   Woo Kim exhibition, Hotel Communal d’Etterbeek, 브뤼셀, 벨기에
<YTN x 에코락 갤러리> 김민우 초대전, YTN 아트스퀘어, 서울, 대한민국
2023   여름과 봄 사이> 나인원 갤러리, 서울, 대한민국
2022   Woo Kim solo exhibition , 해운대 신세계 센텀점, 부산, 대한민국
2021   Susunhwa , IAH, 서울, 대한민국
2020   Spontaneous Hesitation , Bibliotheque Solvay, 브뤼셀, 벨기에
2019   덩어리들, 특별기획전, KAIST 비전관, 대전, 대한민국

주요 단체전
2025   연결 緣結, onair gallery, 서울, 대한민국
Talking Exhbition,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광주, 대한민국
2024   가을 숲으로 오다, 2448 artspace, 서울, 대한민국
2023   Fluid Imagination , 브뤼셀 한국문화원, 브뤼셀, 벨기에
2022   프랑스 & 한국 회화전 Collector, Collecting, Collection ,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 대한민국
바다와 미술관, 이강하 미술관, 광주, 대한민국
Pitoresque , 아트소향, 부산, 대한민국
2020   Fun, Weird and Figures , IAH, 서울, 대한민국
How to see, Guvs Heyri , 헤이리, 대한민국
2019   네 개의 방, 그 어떤 갤러리, 청주, 대한민국
양자의 세계, IBS-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이화여대 연구협력관, 서울, 대한민국
Biennale di Genova 2019 , 제노아, 이탈리아
ARTcaf, Hote Gallery, 브뤼셀, 벨기에
2017   Au-delà de l’Horizon , Kuumba, 브뤼셀, 벨기에
2016   Now Here , LaVallé e, 브뤼셀, 벨기에
Concours d’arts plastiques et visuels de Nivelles , Waux-Hall, 니벨, 벨기에

아트페어
2021~2024 더현대 서울 더 컬렉션, 아트 부산, 브뤼셀 어포더블 아트페어등 다수 아트페어

기타 활동
2025   순우리말 에코백 디자인 워크샵, 브뤼셀 한국 문화원, 벨기에 (강사)
2024   제 10회 과학인문세미나: 양자역학 특별세션 <Art Journey into the Quantum World :‘Narcissus,             Painting, and Entanglement>, 5.25, 한-유 양자과학기술센터, 브뤼셀 (강연자)
2022   Woo Kim x 신세계 인터네셔널 DU 래플 컬라보레이션 (기업 컬라보)
minmin merci by Woo Kim x lululala golf 컬라보레이션 (기업 컬라보)
2021   단편영화 My Secret 감독/제작,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트렉쳐 후원
2020-21발타자르 크리에이티브 하우스(브뤼셀) 협업
2019   Biennale Di Geonoa 2019 참여 작가
2016   벨기에 브뤼셀 시 주관 Brueghel’Art Market 선발 아티스트
벨기에 니벨 시 Concours d’arts plastiques et visuels de Nivelles 최종 20인 작가 선정
2013   비영리단체 엠트리 주관 케냐 몸바사 아트 프로젝트 Brush With Hope 아티스트

주요 소장처
Biblioteque Solvay(브뤼셀), 전 무신사 CEO, 뮤렉스 파트너스(Co-founder), 아파트멘터리(CEO) 등 다수 주요 기업 및 인사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