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간: 2025.5.1 ~ 5.24
화가의 정원, 동시성의 풍경 — 유선태 개인전 <나의 정원>
2448아트스페이스는 2025년 5월 1일부터 24일까지 유선태의 개인전 <나의 정원 My Garden>을 개최한다. 2022년 이후 3년만에 본 갤러리와 함께 하게 된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인 ‘순환’을 중심에 두고, 이로부터 파생된 시간과 공간, 존재의 ‘동시성’을 밀도 있게 탐구한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발표하는 <동시적 풍경>과 <나의 정원(온실)>시리즈는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이 하나의 화면에서 중첩되고 반향하며 전시의 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1980년대 파리 유학 당시부터 유선태는 서양화의 재료에 동양화의 전통 기법인 준법(皴法)을 접목시키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기법의 차용이 아닌, 두 사유 체계 간의 순환과 조화를 모색하는 시도였다. 그 외에도 그의 작품에는 자연과 인공, 말과 이미지, 현실과 환상과 같은 대립항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이 이질적인 세계들은 서로를 배제하지 않고, 끝없이 교차하거나 스며들어 ‘순환’이라는 더 큰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와 같이, 유선태에게 있어 회화란, 끝도 시작도 없는 ‘순환의 세계’를 드러내는 장이다. 그가 다양한 조형적 실험 끝에 다다른 ‘말과 글’ 연작은 이러한 순환의 철학이 문자와 기호로 확장된 사례라 할 수 있다. 말은 사라져 글이 되고, 글은 다시 말로 살아난다. 생이 죽음을 품고, 죽음이 다시 생을 잉태하듯, 이러한 회귀와 반복의 원리를 시각화하기 위해, 그는 ‘말과 글’이라는 글자를 마치 패턴처럼 만들어 화폭 가득 채워 넣는다.
유선태의 이러한 ‘순환’의 세계관은 다시 ‘동시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시작도 끝도 없는 회화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항상 품어왔다는 작가는 선형적 시간 개념에 도전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일한 층위에서 조망한다. 올해 새롭게 소개하는 연작인 ‘동시적 풍경’에서는 층층이 쌓인 책더미로부터 시원하게 폭포가 쏟아지고, 화면 가득 펼쳐진 책장 안에는 작가의 대표작들과 자연물이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작품 안의 작품’으로 등장한 <나의 아뜰리에>, <구름나무>, <책 위에서의 명상> 등은 단지 과거의 결과물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안에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 재배치된다. 이는 과거의 흔적을 현재의 시간 속에 다시 놓아보는 방식이며, ‘360개의 시간’이라는 이전 연작과도 서사적으로 연결된다.
이번 전시의 표제작이기도 한 <나의 정원>의 온실 풍경 역시 특유의 시적인 조형성으로 눈길을 끈다. 온실의 투명한 벽 너머로 보이는 자연의 모습은 인공적 세계와 야생의 리듬이 공존하는 이중적 공간을 암시한다. <나의 아뜰리에> 연작에서의 아뜰리에를 온실로 옮겨온 듯한 이 작품들은 더 밝고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얇은 유리 하나로 내부와 외부를 분리하지만, 그 경계가 더 이상 단절적이지 않다. 관목부터 분재까지 다양한 식물과 그가 즐겨 그리는 오브제들이 풍성하게 채워진 이 온실은 마치 그의 기억과 경험, 예술적 자아가 축적된 ‘내면의 정원’이자 하나의 우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의 여러 작품에서처럼, 자전거를 탄 인물이 이 모호한 풍경 속을 가로지른다. 작가 자신을 은유하는 이 인물은 현실과 환상, 자연과 문명,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세계를 순환시키는 유기적 동력이며, 이질적인 세계를 중재하는 중간자이자, 관객의 시선을 조정하는 안내자이기도 하다.
박지현
갤러리스트
2448아트스페이스
관람 정보
2025.05.01 (목) ~ 2025.05.24(토)
2448아트스페이스 I관 (강남구 논현로24길 48)
Tue – Sat 11am – 6pm
(일, 월 휴무)

유선태
유선태(b. 1957)
<말과 글>
그림 그리는 일은 마음을 채우는 일, 글쓰기는 그 마음을 비우는 일
예술은 꿈꾸는 자의 것이 아닌 꿈꾸게 하는 자의 것
예술에는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입구도 출구도 없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항상 정신없어 보인다.
말은 글을 만들고 글은 말을 만든다. 말은 공간 그리고 글은 시간이 아닐런지?
오른쪽 발은 예술이고 왼쪽 발은 삶이라 치자. 나는 어느쪽 발부터 시작할 것인가.
예술은 결코 해결해야될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작가들에게는 과제가 있어보인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은 예술을 만든다. 그것이 오늘 날 문화의 방식이 아닐까?
예술은 초겨울의 낙업이 진 나목과 같은 것.
예술을 더 잘보기 위해서는 예술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예술과 예술사이에서 존재하는 것은? and
자전거는 나의 자화상, 과학적이지만 가장 원시적이 되어버린 이중성에서…
1989 파리 국립8대학 조형예술학과 박사과정 졸업
1984 파리 국립미술대학 수학
1981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197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주요 개인전
2022- 2448문파인아츠/서울
2020- 가나아트센터/서울
2016- 롯데 애비뉴얼 아트홀/서울
2015- 가나아트센터/서울.
2014- 평창국제 음악 페스티벌/ 평창
2013- 청갤러리/서울
2013- 가나아트 갤러리/부산,
2013- 문 갤러리/서울
2013- 일호 갤러리/서울
2012- 데미화랑/광주
2011- Sun Jin Gallery, 싱가포르
2011 가나아트센터, 서울
2010 가나아트뉴욕, 뉴욕
2009 정 갤러리, 서울 / 필립강 갤러리, 서울
2008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
도시 갤러리, 부산 / 갤러리 반디, 서울 / 가나아트센터 미루, 서울
2007 카이노스 갤러리, 서울 /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 / 갤러리 호안나 쿤스트만, 마요르카, 스페인
갤러리 베아르떼, 서울 / 갤러리 H, 서울 / 엘렌스 박 갤러리, 경기도
2006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 앨렌 킴 머피 갤러리, 양평
카이스트 경영대학 갤러리, 서울 /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
2005 카이스트 경영대학 갤러리, 서울
2004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
2003 나인 갤러리, 광주
2002 수가 갤러리, 부산 / 가나보부르, 파리
2001 가나아트센터, 서울
1999 가나보부르, 파리 /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1997 유나 화랑, 서울
1996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 가나아트 갤러리, 서울 / 송원 갤러리, 광주
1994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1992 베라 반 라에 갤러리, 크로크, 벨기에 / 라 빌라 블렁쉬, 파리 /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1991 갤러리 케이, 파리 /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 예술의 전당, 서울
1990 웅갤러리, 서울 /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1989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 리카르 조형예술센터, 파리
1988 갤러리 라빈느 바스티유, 파리
1981 그로리치화랑, 서울
작품소장
Vodka Foundation(스웨덴)/ Deutsch Fondation 미술관(스위스)/ 벨기에 재정경제부(벨기에)/ Worker Hill 미술관(서울)/ 선재 미술관(서울)/ 인제조각공원(인제)/ 힐튼호텔(서울)/Hite 맥주(서울)/ 인사동 신영건설(서울)/ SK telecom(분당, 전주)/ 현대문학(서울)/ 삼부토건(평택) / Sam Sung Tesco(대전) / 오크벨리(한솔) / Art Bank (국립현대 미술관)/ Kaist 경영대학(서울)/ Coffee Bean(서울)/ Han Sol Museum(원주)/ 남서울 CC 등을 비롯한 미국,불란서,벨기에,네덜란드,스페인,스위스,영국, 싱가폴, 홍콩 등의 화랑,미술관, 개인 및 기업에 작품 소장.